언론이 본 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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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인문산책]둅쌀녕감뎐 - 김성언 한국어문학과 교수
2017.09.13 조회수 1093
[부산일보/인문산책]둅쌀녕감뎐 - 김성언 한국어문학과 명예교수김성언한국어문학과 명예교수 속옹(粟翁)은 사십 년 교원 생활 끝에 얼마 전 퇴임해 지금은 집에서 무위도식하고 있는 김 모의 자호다. 혹 친구나 제자들이 작호(作號)의 뜻을 물을라치면 소동파의 '적벽부'에 나오는 '창해일속(滄海一粟)' 고사를 끌어다 대며 "인간은 우주의 한 티끌에 불과한 거여!" 하고 세상 이치를 다 깨달은 양 너스레를 떨지만 알고 보면 그 속이 빤하다. 언젠가 술판을 마치고 통금 시간 직전에 가까스로 집 현관에 골인해 고꾸라지자 그 꼴을 본 아내가 "아이고, 이 멍청한 좁쌀영감아!"하고 혀를 찼는데 그때부터 당연히 좁쌀영감은 그가 평생을 숙명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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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세상읽기]서정주 전집 간행에 부쳐 - 전성욱 한국어문학과 교수
2017.09.11 조회수 1049
[국제신문/세상읽기]서정주 전집 간행에 부쳐 - 전성욱 한국어문학과 교수전성욱한국어문학과 교수 방대한 분량의 서정주 전집이 간행되었다. 전문적인 연구자들에 의해 기존 판본의 오류들을 바로잡은 정본이 출간된 일은 문학사적으로 뜻깊은 일이다. 물론 이번 전집에 대한 원전 비평적 논의는 시간을 두고 충실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전집의 간행이라는 것은 원저자의 글을 한데 모으는 단순한 수합이 아니다. 전집이란 그 작가에 대한 기존의 연구 성과들을 망라하여, 엄밀하고 실증적인 판본의 비교와 주해의 바탕 위에서 정본을 확정하는 지난한 작업의 결과물이다. 우리는 아직 근대문학의 개척자라 할 수 있는 이광수의 전집조차도 제대로 된 것을 갖고 있지 못하다. 어디 그뿐이랴. 김동인과 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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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여의도포럼-박형준]J노믹스의 나머지 반쪽 - 박형준 국제전문대학원 교수
2017.09.11 조회수 967
[국민일보/여의도포럼-박형준]변양균 노선과 홍장표 노선- 박형준 국제학과 교수박형준국제학과 교수 소득주도 성장론은 성장론이다. 분배 개선에만 머물고 성장이 제대로 안 되면 성립되지 않는 노선이다. 그런데 새 정부 120일을 보면 분배 전략은 보이는데 성장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 이 노선을 만든 이들도 한국 경제의 생태계를 알 테니 분배가 성장을 자동 보장해주리라 믿을 만큼 순진하지는 않을 것이다. 특유의 성장 전략이 없다면 이른바 J노믹스도 완성될 수 없다. 오늘의 상황에서 성장은 혁신 역량에 달려 있다. 혁신 역량은 ‘창조적 파괴’를 위해 과감히 뛰어드는 기업가 정신에 의존한다. ‘거침없는 하이킥’도 불사할 수 있는 모험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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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강신준 칼럼]적폐청산의 양날과 노동의 갈림길 - 강신준 경제학과 교수
2017.09.04 조회수 896
[한겨레/강신준 칼럼]적폐청산의 양날과 노동의 갈림길- 강신준 경제학과 교수강신준경제학과 교수 기업별 교섭에서 출발한 민주노조운동이 거기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았다. 이 적폐를 청산하고 비정규직 문제의 진정한 해법을 찾을 수는 없을까? 기적의 왕도는 없다. 노동계 스스로 오래전 찾았던 해답, 기업별 교섭 관행에서 벗어나 사회적 교섭 진용을 구축하는 일뿐이다. “위기는 기회이다!” 반전의 의미를 담은 이 말에는 또 한 번의 반전이 숨겨져 있다. 기회는 새로운 위기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많은 역사적 사례가 그것을 받쳐준다. 4·19혁명은 박정희의 쿠데타를, 1980년 서울의 봄은 전두환을 불러왔다. 이 말이 지금 우리 노동운동에게 그대로 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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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세상 읽기]봉쇄의 역사와 활보할 권리 - 권명아 한국어문학과 교수
2017.09.04 조회수 924
[한겨레/세상 읽기]봉쇄의 역사와 활보할 권리- 권명아 한국어문학과 교수권명아한국어문학과 교수 는 봉쇄에 대한 영화이다. 는 관객들을 광주 ‘안’으로 이끌어가지만, 결코 바깥에서 바라보는 외부자의 시선을 넘어서기 어렵게 만든다. 는 오히려 관객을 광주 ‘바깥’에 머물도록 강제하는 영화로 보인다. 는 극장에서의 동일화를 통해 관객이 바깥 자리를 넘어설 수 있다는 환상을 완강하게 거부한다. 물론 에는 동일화를 차단하기 위한 복잡한 영화적 장치나 사유의 난해함을 유발하는 서사적 복잡함이 없어 보인다. 이런 효과를 유발하는 것은 바로 광주 봉쇄, 즉 봉쇄된 광주 그 자체이다. 학살은 봉쇄로 가능했고, 학살 이후에도 지속된 봉쇄는 학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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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백상논단]대북정책, 보수·진보 서로 역할 분담해야 - 서상목 사회복지대학원 교수
2017.08.28 조회수 925
[서울경제/백상논단]대북정책, 보수·진보 서로 역할 분담해야- 서상목 사회복지대학원 교수서상목사회복지대학원 교수 문재인 정부가 당면한 가장 어려운 정책과제는 대북정책이다. 우리 대북정책은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잣대이며 사회적 갈등의 원인이기도 하다. 동시에 대북정책은 ‘채찍’과 ‘당근’을 적절하게 사용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이런 상황에서 대북정책 추진에 있어 보수와 진보가 서로 역할을 분담해 보완할 수 있다면 대내적 사회통합과 대북 문제에 대한 슬기로운 대처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위기 과정에서 한 가지 분명해진 사실은 북한이 체제 자체의 모순으로 인해 스스로 붕괴되지 않는 한, 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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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In&Out]북한이탈주민 지원정책을 다시 생각하다 - 강동완 정치외교학과 교수
2017.08.21 조회수 1071
[서울신문/In&Out]북한이탈주민 지원정책을 다시 생각하다- 강동완 정치외교학과 교수강동완정치외교학과 교수 북한에서 이주해 온 사람을 북한이탈주민 혹은 탈북민이라 부른다. 2017년 7월 현재 국내 입국 탈북민은 3만 1000여명에 이른다. 우리 사회에서 그들은 ‘먼저 온 미래’, ‘통일의 마중물’로 불린다. 앞으로 통일시대가 오면 그들의 정착 사례나 교육 경험을 북한 주민에게 적용한다는 뜻이다. ▲ 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통일을 미리 연습한다는 가치를 담기도 한다. 그런데 탈북민이라는 한 단어로 포괄하기에는 최근 그들의 탈북 동기와 배경, 환경이 달라지고 있다. 첫째, 탈북 동기가 생계형에서 이주형으로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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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세상읽기]모든 게 인연으로 엮여 있다 - 박은경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2017.08.21 조회수 1109
[국제신문/세상읽기]모든 게 인연으로 엮여 있다- 박은경 고고미술사학과 교수박은경고고미술사학과 교수 혹서가 주춤하다. 그러나 연일 핫뉴스와 함께 세상은 여전히 뜨겁다. 그런 까닭에 쌀쌀한 가을바람이 치명적으로 그립기만 하다. 지난날의 뜻밖의 기억들과 함께 말이다. 얼마 전에 지인이 위로의 문자를 보내주었다. 피천득 선생의‘인연 중에서’의 글이었다. ‘모든 게 인연으로 엮여 있다/어리석은 사람은 인연을 만나도 인연인 줄 알지 못하고/보통사람은 인연인 줄 알아도 그것을 살리지 못하며/현명한 사람은 옷자락만 스쳐도 그것을 살릴 줄 안다/살아가는 동안 인연은 매일 생겨난다/그것을 느낄 수 있는 육감을 지녀야 한다/사람과의 인연도 있지만/눈에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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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부일시론]도시재생, 공동체 만드는 방향으로! - 김기수 건축학과 교수
2017.08.18 조회수 991
[부산일보/부일시론]도시재생, 공동체 만드는 방향으로!- 김기수 건축학과 교수김기수건축학과 교수 어느 날 미래의 건축가를 꿈꾸고 있다는 고등학생인 박○○ 군에게서 메일 한 통을 받았다. '1인 가구 마을을 위한 건축 연구보고서: 공동체 회복을 위한 새로운 제안'으로 세대 간의 갈등, 고령화 사회, 1인 가구의 증가 등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건축적으로 해결하자는 것이었다. 청소년들도 이들 문제를 꽤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생각에 놀랍기도 감사하기도 했다. 그렇다, 우리 사회의 문제는 건축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고독사 증가, 주거 방식 문제 탓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도 몰라 새 정부 대단위 도시재생 추진 틀에 찍어 내는 식이어선 안 돼 지역 맞춤형 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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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기고]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퇴직연금사업자 선정 - 김대환 경제학과 교수
2017.08.18 조회수 973
[세계일보/기고]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퇴직연금사업자 선정- 김대환 경제학과 교수김대환경제학과 교수 고대인들은 불로장생(不老長生)을 열망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몸소 실험대에 올랐을 정도로 장수는 인류의 염원이었다. 하지만 산업혁명 이후 지속적인 소득증가와 의료기술의 발달로 인류는 예상보다 오래 생존하게 되었고, 노후에 충분한 재정적 준비 없이 장수하는 것은 재앙이 되었다. 특히 산업화 이후 부양 공동체 역할을 해오던 대가족의 해체로 노인부양문제가 대두되자 정부가 개입하여 공적연금과 같은 사회보장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인구가 예상보다 빠르게 고령화됨에 따라 정부는 사회연대에 기반을 둔 공적연금의 한계를 예측하게 된다. 이에 공적연금의 기능을 축소하는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