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 본 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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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임의 세상풍경]베르노와 바로스, 그리고 금희 - 함정임 한국어문학과 교수
2016.10.11 조회수 832
[함정임의 세상풍경]베르노와 바로스, 그리고 금희 - 함정임 한국어문학과 교수함정임한국어문학과 교수 서울국제작가축제에 참여하는 7일 동안, 국내외 작가들과 광화문의 한 숙소에 머물며 대학로를 오갔다. 점심 식사 후에는 국내외 작가 2명이 짝을 지어 독자들 앞에서 대화를 했고, 저녁 에는 자신의 문학작품을 다른 예술 장르로 각색해 무대에 올렸다. 서울국제작가축제를 통해 다시 확인한 사실은 한 사람의 작가는 하나의 독립된 행성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 행성을 알아보기 전까지 작동하는 것은 각자의 나라에 대한 선입견과 정체성이다. 시인 T J 제마와 처음으로 인사하면서 그녀의 나라 보츠와나를 상상하고, 소설가 퉁 웨이거와 마주하면서는 익숙한 듯 새로운 대만을 떠올리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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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여의도포럼] 정치는 죽었다 - 박형준 국제중재학과 교수
2016.10.11 조회수 804
[국민일보/여의도포럼] 정치는 죽었다 - 박형준 국제중재학과 교수 박형준국제중재학과 교수 일방통행, 막말, 오기, 파업, 폭로. 지난 열흘 한국 정치는 이미 질렸던 그 ‘진상 정치’의 장면들, 더는 보고 싶지 않은 그 필름을 또 돌렸다. 그것도 협치를 합창했던 20대 첫 정기국회에서. 정치인이란 배우는 때로 역사의 무대에서 의식하지 못하고 악역을 수행한다. 역설적으로 그를 통해 큰 구조 개혁의 당위성, 그 시급함을 입증해주곤 한다. 비정상 한국 정치에 대한 불신은 갈 데까지 갔다. KDI의 사회적자본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은 처음 만난 사람보다 정부를 더 못 믿고, 국회는 그보다 더 못 믿는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두 기둥이 뿌리부터 흔들리는 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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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세상읽기] 파동, 죽음과 삶 정치 - 권명아 한국어문학과 교수
2016.10.11 조회수 866
[한겨레신문/세상읽기] 파동, 죽음과 삶 정치 - 권명아 한국어문학과 교수권명아한국어문학과 교수“삐이익… 삐이익” 붐비는 지하철 안에 신경을 긁어내리는 신호음이 울린다. 안전 예보인지 위험 예고인지 알 수 없는 신호음에 사람들 사이로 미묘한 동요가 퍼져나간다. 후다닥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진 않아도 불안과 공포 사이로 모두 몸이 기울어진다. 남녘에는 태풍과 폭우와 지진이 반복된다. 떨어지는 빗방울이, 위잉 울어대는 바람소리가, 발밑의 미세한 진동이 모두 위험과 죽음을 실어 나르는 신호일 수도 있다는 것을 이곳의 사람들은 비로소 온몸으로 실감하고 있다. 강도를 달리하며 발밑의 세계를 뒤흔든 이 ‘파동’이 어떤 결과를 낳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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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세상읽기] 소리와 떨림에 민감해진 우리들 - 박은경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2016.09.29 조회수 826
[국제신문/세상읽기] 소리와 떨림에 민감해진 우리들 - 박은경 고고미술사학과 교수박은경고고미술사학과 교수 소리에 예민해졌다. 미세한 흔들림에도 민감해졌다. 자연은 우리의 상상력을 초월할 정도의 경이로움과 무한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 이런 에너지가 재해현상으로 나타날 때 엄청난 피해를 준다. 지난 12일 경주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은 가장 강력한 진동이었고 괴음조차 내뱉었다. 강도 높은 여진을 동반하면서까지 말이다. 이번 강진과 여진으로 인해 경주시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었다. 역사적 문화도시 경주를 비롯한 영남권은 쇼크에 휩싸였다. 게다가 지진의 원인이 되는 활성단층이 한반도 곳곳에 450개 이상 퍼져 있다는 전문가 진단과 언론 보도로 한반도 전역이 지진 안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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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부일시론] 재난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꾸자 - 이동규 석당인재학부 교수
2016.09.29 조회수 826
[부산일보/부일시론] 재난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꾸자 - 이동규 석당인재학부 교수이동규석당인재학부 교수 12일에 경주에서 리히터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뒷북 행정' '탁상 행정' '졸속 행정' '전시 행정' '엇박자 행정' 등의 표현이 확산된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및 태풍 매미, 2007년 태안 기름 유출 사고, 2009년 신종플루, 2010년 구제역 확산, 2014년 세월호 사건과 2015년 메르스 사태 등 중앙정부 주도로 대규모 재난을 관리했던 학습적 근거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왜 우리는 늘 '재난관리에 실패했다'는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하는 것일까. 이제 중앙이 아닌 지역 주도로 재난관리 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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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칼럼] 노동의 마지막 비상구 사회적 교섭 - 강신준 경제학과 교수
2016.09.29 조회수 913
[한겨레신문/칼럼] 노동의 마지막 비상구 사회적 교섭 - 강신준 경제학과 교수강신준경제학과 교수 민주노총에 아직 기회가 남아 있을까? 나는 있다고 생각한다. …영원한 소수로 밀려난 미국, 일본의 노동운동과 위기에서 운동의 전망을 확보한 네덜란드, 스웨덴, 독일의 사례가 바로 그 대조적인 교훈을 전해준다. “운동의 현재에 매몰되어 운동의 미래를 버리는 것”―우리 노동운동이 빠져 있는 기회주의의 함정을 경고한 120년 전 엥겔스의 말이다. 지난 8월31일 사퇴의사를 표명했던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이 9월8일 사퇴의사를 철회하였다. 민주노총 최초의 직선제 위원장으로 각오와 책임감이 각별했겠지만 이미 동력을 잃은 조직에서 지도력을 발휘하기도,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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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준의 정의로운 경제] 가계부채 증가와 민생경제의 진실 - 강신준 경제학과 교수
2016.09.29 조회수 780
[강신준의 정의로운 경제] 가계부채 증가와 민생경제의 진실 - 강신준 경제학과 교수강신준경제학과 교수 기어이 올 것이 오고 있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갈수록 가팔라지고 있는 것이다. 연말에는 아마도 1300조 원을 돌파하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가계부채만이 아니다. 공공부문 부채도 이미 1200조 원을 돌파했고, 여기에 기업부채 약 2300조 원이 있어서 이를 모두 더하면 5000조 원에 육박한다. 한 해 국내총생산(GDP)의 3배가 넘는 액수이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이 증가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부채문제에 대한 정부의 인식이 잘못되어 있고, 그래서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그리고 이런 잘못이 지속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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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임의 세상풍경] 잊혀진, 잊히지 않는 - 함경임 한국어문학과 교수
2016.09.29 조회수 790
[함정임의 세상풍경] 잊혀진, 잊히지 않는 - 함정임 한국어문학과 교수함정임한국어문학과 교수 일주일 만에 지진을 두 번 겪고 나니, 하루하루가 마지막 날 같다. 멀고 가까움 없이 닥쳐온 지진 공포와 핵 위협에 매일 밤 유서를 쓰는 심정으로 눈을 감는다. 아침에 일어나 해가 떠오르는 광경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초목을 스치며 불어오는 바람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아무 일 없이 하루하루가 흘러가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순간순간 되새긴다. 태어나 겪어본 적 없는 공포와 위협이 삶의 한가운데에 자리 잡다보니, 정작 지금껏 동고동락하며 애면글면 끌어안고 있던 현실의 크고 작은 일들이 하찮아지고, 지나가지 않았음에도 지나가버린 것처럼 망연자실해진다. 체호프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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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시론] 그날, 가장 먼저 전화 건 사람의 소중함 - 강은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2016.09.28 조회수 824
[동아일보/시론] 그날, 가장 먼저 전화 건 사람의 소중함 - 강은교 문예창작학과 교수강은교문예창작학과 교수 그날, 가장 먼저 전화벨을 울린 이는 누구였는가. 그러니까 지진이 가만히 앉아 있는 나의 집이며 나의 얼굴을 마구 흔들던 날 저녁에 말이다. 정말 정신이 없었다. “어어∼” 하고 있는 사이 내가 앉아 있는 자리는 마치 시계추처럼 왔다갔다 흔들거리고 있었다. 나는 옷을 챙겨 입고 할 생각도 하지 못한 채 신발을 들고 스마트폰을 마구 찾았다. 번호를 마구 눌렀다. 단 하나의 번호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정신없이 그 번호 숫자를 눌렀으나, 그러나 전화기에서 들린 소리는 “통화량이 많아, ∼”였다. 불통이었다.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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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인문산책] 동네 사람들아, 내 말 좀 들어보소! - 김성언 한국어문학과 교수
2016.09.28 조회수 864
[부산일보/인문산책] 동네 사람들아, 내 말 좀 들어보소! - 김성언 한국어문학과 교수김성언한국어문학과 교수 삼봉 정도전은 조선왕조 창업의 실질적 기획자였다. 고려 잔당들이 설치는 개경을 벗어나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며 천도를 계획하고서 옛 양주 고을을 둘러본 후 '바로 여기다!'고 탄성을 발한 곳이 지금 경복궁 터다. 북악을 등지고 남산 너머로 한강을 멀리 내다보는 제경(帝京)의 지세인 데다 우백호의 인왕산과 좌청룡의 낙산이 양팔로 굳세게 에워싼 형국이라 천시(天時)에 호응해 지리(地利)가 이 이상 가는 곳이 없다고 본 것이다. 한데 일제 때 청룡의 목을 잘라 미아리로 넘어가는 신작로를 내는 바람에 낙산 아래는 지기가 끊겨 가난뱅이의 소굴이 되어버렸다는 믿거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