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 본 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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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임의 세상풍경]낙동강 하구에서 - 함정임 한국어문학과 교수
2016.09.28 조회수 807
[함정임의 세상풍경]낙동강 하구에서 - 함정임 한국어문학과 교수함정임한국어문학과 교수 “아버지는 없고, 어머니 33세 농업, 할아버지 62세 어업, 삼촌 32세 선원, 재산 정도 하, 건우의 행복하지 못할 가정 환경에 많은 걸 묻진 않았다. 건우네 집은 조마이섬 위쪽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이것은 50년 전에 발표된 김정한의 단편소설 의 일단이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화자는 K중학생 건우의 담임선생님이다. 소설 속에서 “낙동강 하류의 어떤 외진 모래톱”으로 묘사되면서 조마이섬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현재 낙동강 하구 을숙도를 가리킨다. 당시 현지인들은 “강 하구에 모래가 밀려 만들어진 조그만 섬”으로 조마이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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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세상읽기] 인간 기자와 로봇의 협업 시대 - 김대경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2016.09.28 조회수 826
[국제신문/세상읽기] 인간 기자와 로봇의 협업 시대 - 김대경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김대경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교수 유난히 더웠던 지난여름 한밤의 열기를 식혀 주었던 리우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전 지구인의 관심 속에 진행되는 올림픽은 가장 규모가 큰 미디어 이벤트 대회다. 이번 올림픽 개막식은 10억 명 이상이 시청했고 대회 기간 동안 전 세계 인구 절반이 텔레비전을 비롯한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경기를 지켜봤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따라 최근 올림픽에서 디지털기기를 이용한 경기 뉴스와 정보의 생산과 유통 전략이 채택되었다.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은 세계인의 참여와 공유를 끌어내기 위해 트위터가 그러한 역할을 했고, 2012년 런던올림픽은 다양한 SNS 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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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여의도포럼] 제3지대론 어떻게 볼 것인가 - 박형준 국제중재학과 교수
2016.09.28 조회수 740
[국민일보/여의도포럼] 제3지대론 어떻게 볼 것인가 - 박형준 국제중재학과 교수박형준국제중재학과 교수 제3지대론과 빅텐트론이 정치권의 담론으로 떠올랐다. 기대와 냉소가 교차하고 있다. 제3지대론은 정치공학으로 보느냐, 체제 개혁의 눈으로 보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진다. 정치공학적 맥락에선 내년 대선을 3자 구도로 보고 양당체제에 신물이 난 사람들이 제3지대에 결집해 집권하자는 시나리오로 제시된다. 이 시나리오는 당장 “새로운 인물이 있느냐” “잡탕과 야합 아니냐”는 비판에 시달리게 된다. 나올 수 있는 비판이고 틀린 얘기라 할 수도 없다. 하지만 정치 패러다임 변화라는 관점에서 보면 그 의미는 단순하지 않다. 먼저 지난 대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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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칼럼] 청년수당 논란의 비뚤어진 시각 - 강신준 경제학과 교수
2016.09.28 조회수 775
[부산일보/칼럼] 청년수당 논란의 비뚤어진 시각 - 강신준 경제학과 교수강신준경제학과 교수 취업 준비 청년들을 지원하는 서울시의 청년수당이 고용노동부와의 갈등 끝에 결국 법정으로 가고 말았다. 배후에는 여러 내막이 뒤엉켜 있을 것이다. 금방 짐작할 수 있는 중요한 내막 가운데 하나는 아마 내년 대선을 의식한 정치적 계산이 작용했으리라는 점이다. 고용노동부의 행보가 노골적으로 그런 의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억측에 가까운 논리로 반대하다가 '구직수당'이라는 짝퉁을 급조하고는 결국 직권취소까지 내린 행보의 본질은 요컨대 청년수당을 주지 말라는 의도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사자인 청년들의 입장은 어떨지 생각해 보았을까? 취업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누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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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칼럼] 뜬금없는 더민주 강령 소동 - 강신준 경제학과 교수
2016.09.28 조회수 813
[한겨레신문/칼럼] 뜬금없는 더민주 강령 소동 - 강신준 경제학과 교수강신준경제학과 교수 더불어민주당의 정체성이 의심을 받는 이유는 그것이 제대로 확립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10년도 채 지속하지 못하는 정당이 자신의 정체성을 알릴 정책 실현의 기회가 있겠는가? 당 내부의 소그룹들이 의견이 아니라 인물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정체성을 확인하는 강령 논의가 있을 리도 없다. 처음 기사를 접했을 때 얼핏 든 느낌은 뜬금없다는 의구심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의 강령 개정안에 ‘노동자’ 단어가 삭제되면서 당 대표 후보들이 문제를 제기한 조그만 소동이 바로 그것이었다.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었던 까닭은 두 가지다. 하나는 더민주가 정체성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정당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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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세상읽기] ‘망국병’과 여성 혐오 - 권명아 한국어문학과 교수
2016.09.28 조회수 730
[한겨레신문/세상읽기] ‘망국병’과 여성 혐오 - 권명아 한국어문학과 교수권명아한국어문학과 교수 옛날 신문에는 광복절과 삼일절에 “정조 삼팔선이 무너진다!”, “망국병 퇴폐풍조, 여성의 풍기문란” 같은 특집 기사가 자주 실렸다. “정조 삼팔선이 무너진다!”는 광복 30주년 특집 기사 제목이다. 여성의 ‘정조 문제’는 ‘호국’과 ‘망국’의 표상이 되었고 성적 퇴폐나 문란은 사회 위기의 대표 징후로 여겨졌다. 국가와 사회의 ‘정상성’은 여성 신체에 대한 성적 표상과 결합하여 그 의미나 가치가 만들어졌다.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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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권익위원 칼럼] 리우올림픽과 대한민국 국회 - 박상흠 법무·감사실 팀장
2016.08.24 조회수 878
[독자권익위원 칼럼] 리우올림픽과 대한민국 국회 - 박상흠 법무·감사실 팀장박상흠법무·감사실 팀장 지난 6일부터 시작된 리우올림픽이 폭염이 쏟아지는 여름의 더위를 식혀줬다. 리우데자네이루 코르코바도 언덕위에 세워진 38m의 거대한 예수상 아래에서 전 세계 체육인들이 체육의 향연을 펼쳤다. 한국의 깊은 밤 이웃에 들려오는 환호성 소리가 반갑게 들리는 이유는 선수들의 선전을 알려주는 소식이기 때문이다. 누군가 현대인에게 결핍된 것은 눈물과 땀방울이라고 지적했다고 하지만 올림픽에 임하는 선수들과 이를 응원하는 한국인들의 모습 속에는 두 가지 모두 충일한 듯하다. 개인적으로 이번 올림픽 가운데 가장 인상 깊은 경기를 꼽으라면 박상영 선수의 펜싱경기와 장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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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임의 세상풍경]여름 끝자락, 스승 생각 - 함정임 한국어문학과 교수
2016.08.24 조회수 777
[함정임의 세상풍경]여름 끝자락, 스승 생각- 함정임 한국어문학과 교수함정임한국어문학과 교수 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이런저런 지면에 발표한 글들을 산문집으로 출간하곤 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같은 주제의 같은 제목이 다시 떠오르는 경우가 있다. 에세이나 칼럼뿐만이 아니라 소설작품 역시 마찬가지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고, 글쟁이들에게 보편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다. 그래서 소설의 주제에 천착한 브룩스와 워렌 같은 연구자들은, 아무리 훌륭한 작가라 해도 평생 쓸 수 있는 주제는 둘 또는 셋이 전부라고 말하기도 한다. 나에게 어른에 대한 화두를 새삼 일깨워준 것은 최근 조용하게 회자되고 있는 성우제의 이다. 이 책은 독특한 제목에 우선 눈길이 가고, 그 다음 표지 우측 상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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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세상읽기] 도쿄 잡감(雜感) - 전성욱 한국어문학과 교수
2016.08.24 조회수 922
[국제신문/세상읽기] 도쿄 잡감(雜感) - 전성욱 한국어문학과 교수전성욱한국어문학과 교수 도쿄의 관문 나리타에 이르는 길은 현해탄을 오간 숱한 사람의 절절한 사연에 비하면 너무도 평이하다. 그러니까 항공수속의 번거로움 따위란 국가의 경계를 넘는 그 심오한 실존의 도약에 비할 바가 아니다. 도쿄에 당도한 이후부터 시작되는 크고 작은 선택과 결정 속에서 나는 비로소 익숙했던 것들과의 결별을 자각한다. 당장에 나는 숙소가 있는 시부야로 가는 교통편을 선택해야 했는데, 차비는 좀 비싸지만 환승이 필요 없는 특급열차를 골랐다. 그렇게 나는 철로 선택과 더불어 도쿄라는 메트로폴리스와 접속한다. 조밀하게 연결돼 있는 도쿄 전철망은 그 복잡함의 이면에 이 도시의 진면목을 숨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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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임의 세상풍경] 광장으로 가는 길 - 함정임 한국어문학과 교수
2016.08.22 조회수 882
[함정임의 세상풍경]광장으로 가는 길 - 함정임 한국어문학과 교수함정임한국어문학과 교수 그날 나는 구두 한 짝을 손에 들고 맨발로 미친 듯이 뛰었다. 다른 한 짝은 광장 어딘가에 뒹굴고 있을 것이었다. 정문 쪽에서 학생들이 밀집한 광장으로 최루탄이 날아오기 시작했고, 그와 동시에 학생들은 사방으로 몸을 날려 뛰었다. 허공을 가르며 날아오는 최루탄은 태양빛을 받아 까맣게 보였다. 내 눈에 그것은 새처럼 보였다. 까만 새들은 수십마리씩 떼로 날아와 광장에 떨어졌다. 이웃 학교에서는 한 청년이 그 새에 맞아 쓰러져 목숨을 잃었다. 그를 애도하는 물결이 학교 안팎,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선뜻 광장으로 나서지 못하고 도서관 창가를 서성이던 나 같은 겁쟁이도 예외는 아니었다. 광장은...